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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텅스텐필름 2008. 5. 13. 16:43
어제 「일본의 인터넷이 한국을 앞질렀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기사 내용은 인터넷 기술수준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망의 전송속도를 비교하였을 뿐이었습니다.
인터넷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기사에 달랑 하드웨어 인프라로 결정되는 인터넷 전송속도만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에 기사를 쓴 기자에대한 실망과 분노를 느꼈지만, 대부분의 국내 IT기사들의 수준이 그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독 그 기자만 탓할 일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그 기사에 딸린 댓글들이었습니다. IT기사에 댓글을 쓸 정도라면 아마도 IT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은데 대부분 댓글들의 내용은 '본인이 알기에는 아직 일본의 초고속망의 속도는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국이 앞서 있다'며  기사를 쓴 기자를  맹비난하는 내용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넷의 경쟁력을 다루는 기사를 쓰면서  전용속도만을 비교하여 기사를 쓴 기자나 그것을 보고 한국이 더 빠르다고 광분하는 사람들이나 본질은 외면한체 쓸데없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것 같아 씁쓸하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자는 일본에 다녀온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인터넷전용속도가 어느정도인지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2004년을 기준으로 볼때 일본이 대대적인 인터넷망 인프라에 투자를 하여 엄청나게 전송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빠른 전용선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말을 IT사업차 일본을 자주 방문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필자는 이 글에서 필자가 10여년전에 경험한 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오히려 그것이 피상적이지 않고  실질적인 경쟁력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중반 필자가 근무했던 회사에서는 대대적인 시스템구축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프로젝트 였지만 비즈니스적으로 상당부분 프로세스와 기능이 변경되는 프로젝트 였기때문에 여러기업의 수십명이 참가하는 대형 프로젝트 였습니다.
 
그때 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3명과 PM 그리고 다큐먼트 담당자가 한팀이 되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약 6개월정도  함께 일을 했었습니다.
 
당시 필자가 경험한 일본의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은 일을 하는데 있어 매우 숙련되고 견고하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데 뛰어난 사람들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설정되었던 개발 소요기간을 정확하게 지킴은 물론 전체적인 시스템구축에서 가장 에러가 적고 최종 마무리인 다큐먼트에서 조차 가장 완벽하게 일을 끝냈습니다.
 
필자는 당시 마치 기술선진국들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체계적이고 안정적이며 견고한 작업과정을  일본의 소프트웨어개발자들로부터 느꼈습니다.
 
당시,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국내업체 엔지니어들의 실력 또한 대단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적어도 개개인의 프로필은 가히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내가 느낀것은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은 빠르고 임기응변에는 능숙할지는 모르나 계획적이고 견고하게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서는 아직 일본의 엔지니어들을 따라가기에  많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지금까지 10여년간 간혹 일본과 우리나라의 IT경쟁력을 비교하는 글과 뉴스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적지않은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경쟁력이 앞섰다는 정보를 보았습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래 부지런하고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는 어느나라 보다 앞서기 때문에  일부 우리가 일본을 앞선 분야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필자가 경험한 소프트웨어개발분야는 달랐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일시적으로 달라질수 있는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기간 조금씩 반복적으로 쌓이는 문제해결 습관과 마인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필자가 경험했고 알고있는 우리나라 IT인들의 마인드는 그리 합리적이고 체계적이며 생산적이질 못합니다.
특히, 결과물을 상품화하는 측면에서는 심각할 정도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가 IT분야에서 진정 경쟁력있는 국가로 성장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개발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S/W개발자들의 근무환경은 최악이고, 기업들은 기술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거의하지 않으며 실력있는 엔지니어들은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찾아 일반기업의 전산실에서 유지보수 업무를 하며 세월을 낚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IT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알고보면 거의모두 하드웨어 인프라투자로 단기간에 경쟁력을 끌어올릴수 있는  외형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엄청난 외화를 낭비하여 만들어낸 껍데기에 불과하며 실질적으로 경쟁력이 필요한 기술력개발 분야는 참혹할 정도로 취약하며 기반조차 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처럼 내실보다는 외형적인 뽀다구 만들기에 급급하여 모든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습성을 버리지 않는한 일본을 추월하기는 커녕 지금은 우습게 보이는 아시아의 후진국들에게 조차 추월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출처 : 2007-11-16  데브피아>노땅 엔지니어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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